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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비아 독립 이끈 '건국의 아버지' 누조마 별세
기사 작성일 : 2025-02-09 16:00:56

2004년 11월 선거 유세에서 연설 중인 나미비아 '건국의 아버지' 삼 누조마 전 대통령


[AP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김연숙 기자 = 나미비아의 독립 투쟁을 이끈 '건국의 아버지' 삼 누조마 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95세.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난골로 음붐바 나미비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누조마 전 대통령이 3주간의 입원 생활 끝에 이날 수도 빈트후크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음붐바 대통령은 "그는 해방 투쟁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 나미비아 국민을 영웅적으로 단결시킨 인물"이라며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조마 전 대통령은 독일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식민 지배, 독립전쟁 등을 거치며 자국을 민주주의와 안정으로 이끈 지도자로 존경받았다.

그는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등과 함께 식민지 또는 소수 백인 통치로부터 독립을 주도한 아프리카 지도자 세대의 마지막 인물이다.

정규교육을 마치고 남아공 철도회사에서 일했던 그는 당시 나미비아를 통치하고 있던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 차별 정책) 저항운동에 뛰어들었고, 1950년대 후반 현 집권당 남서아프리카인민당(SWAPO)의 전신인 오왐보 인민조직의 지도자가 됐다.

흑인 강제이주 정책에 저항하다 경찰에 체포됐던 그는 1960년 해외 망명길에 올랐다. 같은 해 망명 중 SWAPO를 결성, 본격적인 무장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1976년 유엔은 SWAPO를 나미비아 국민의 유일한 대표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2년 후엔 나미비아에서 남아공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가 나왔다.

백인 정권이 저항하면서 무장 충돌은 1989년 4월 휴전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됐다. 같은 해 유엔 감독하에 치러진 선거에서 SWAPO가 승리, 1990년 누조마는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2005년까지 3선 대통령을 지낸 그는 정치 분열 극복과 통합을 내세웠다.

집권당 SWAPO는 '하나의 나미비아, 하나의 국가'라는 슬로건으로 화해 프로그램을 이끌었고, 누조마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화합을 강조했다.

나미비아의 독립과 통치를 다지는 기반을 마련했지만, 집권 중 카프리비 지역 반군을 잔혹하게 진압하고, 비판적 언론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드러내고 동성애를 비난한 점 등은 논란으로 남아있다.

자신의 3선 출마 길을 열기 위해 1998년 헌법을 개정하는 등 독재 성향을 드러냈다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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