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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출석하는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한종찬 기자 =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2.11
권희원 황윤기 임지우 이민영 기자 =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작년 3월 말∼4월 초 윤 대통령이 삼청동 안가 만찬에서 '비상한 조치'를 언급해 "썩 유용한 방법은 아니다"고 조언했다고 증언했다.
신 실장은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국회 측 서상범 변호사가 '윤 대통령이 당시 정상적인 정치로 가기 어려워졌다며 비상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냐'고 묻자 "정확한 워딩이 기억나진 않지만, 그런 취지의 말씀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여러 가지 말씀 중에 지나가듯 말씀하셨다"는 게 신 실장의 설명이다.
신 실장은 "군이 현실 정치에 역할하는 정도의 분위기로 이해했다"며 "계엄까지는 생각은 못 했고 어떤 경우든 적절치 않다고 의견을 피력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작년 3월 말∼4월 초 삼청동 안가 식사 모임은 윤 대통령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신 실장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모인 가운데 시국을 걱정하며 '비상대권밖에는 방법이 없다', '군이 나서야 되지 않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모임이다.
신 실장은 이 모임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한 조치' 언급이 있었다며 "법적 문제를 떠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좋은 설루션은 아니라고 말했다"며 "평소에 제가 알고 있던 역사관과 군내 현실,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을 고려할 때 썩 유용한 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발언했다.
신 실장은 김 전 장관을 통해 비상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도 진술했다.
신 실장은 또 만찬을 마치고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과 차를 마시면서 김 전 장관에게 "유의깊게 대통령을 잘 모셔라. 그런 말씀을 혹시라도 안 하도록 대통령을 잘 모시는 게 부하된 우리의 도리다"고 당부했다고도 증언했다.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서 비상조치를 절대 반대한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했냐는 질문에는 "경호처장에게 말씀을 전해달라는 뜻으로 그런 표현을 썼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별도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는 저에게 (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는 걸 보고 아주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 얘기할까 봐 대통령의 인간관계를 잘 아는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에게 당부를 했다"고 덧붙였다.
신 실장은 이어 김형두 재판관이 당시 모임 관련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시 묻자 "옛 청와대 근처인 것 같은데 정확히 어느 동인지는 모르겠다"며 "국정원장도 (대통령의 발언에) 다른 의견을 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신 실장은 또 "식사가 끝나고 대통령과 국정원장은 따로 복귀하고 두 명(김용현·여인형)이 남아서 우리집에서 차 한잔하자(고 했다)"며 "그런 말씀은 아무리 술자리여도 사람들에게 하는 게 좋진 않겠다고 두 사람에게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김 재판관이 '여 전 사령관은 그런 자리에 간 적이 없다고 말한다'며 시기가 분명하냐고 묻자 신 실장은 "시기는 아무튼 3월 말 4월 초인데 정확한 날짜 지정은 쉽지 않다"며 "대통령님께서 의료 개혁에 관련된 말씀을 하셔서 (3월 말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날 신 실장은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자신이 겪은 일도 자세히 증언했다. 윤 대통령이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마치고 복도로 나오자 정진석 비서실장이 '대통령님, 그것은 절대 안 된다'고 했고 신 실장은 '무슨 비상계엄이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신 실장은 계엄을 반대한 이유에 관해 "무슨 논리를 생각할 때가 아니고 바로 직전에 들었기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게 적절한 선택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의 정치적·사회적 상황이 비상계엄의 선포 요건인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논리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며 즉답을 피했다.
작년 8월께 국방부 장관에서 국가안보실장으로 이동한 신 실장은 자신이 계엄에 반대했기 때문에 교체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윤 대통령이 '경제 외교를 위해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을 외교안보특보로 임명하려 하고, 한반도 주변 정세를 고려해 국방부 장관 출신 인사가 국가안보실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하며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것은 사실이 아니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이 사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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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출석하는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한종찬 기자 =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