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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효과'…중국 기술주 날았다
기사 작성일 : 2025-02-12 18:00:58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차병섭 기자 =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가성비' 인공지능(AI) 모델이 세계 기술 업계에 충격을 준 가운데, 한동안 부진했던 중국 기술주들이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홍콩증시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 30개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달 13일 4,221.92로 저점을 찍은 뒤 25.2%가량 상승해 이달 10일 5,286.66을 기록했다.

이후 11일 2.73% 하락했지만 이날 반등에 성공, 한국시간 오후 3시 45분 기준 전장 대비 2.55% 오른 5,273.45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지수가 저점 대비 20% 오를 경우 기술적으로 강세장인 것으로 보는데, 항셍테크지수는 지난주 이미 강세장에 진입한 상태다.

같은 기간 미국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100은 4.4% 올랐고, 미국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을 가리키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 상승률은 0.5%에도 못 미치는 것과 대비된다.

이번 항셍테크 랠리에는 딥시크 충격 및 이에 따른 외국인의 투자 심리 개선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공개된 딥시크의 AI 모델 'R1'은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는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 모델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됐고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해 누구나 자유롭게 코드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는 미국 빅테크가 아니더라도 중국 기업들도 경쟁해볼 만 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가 칩을 만드는 'AI 대장주' 미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7일 하루에만 16.97% 급락하기도 했다.

그동안 중국 증시에서는 부동산 경기 부진 장기화와 디플레이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등이 악재로 꼽혀왔는데, 딥시크 효과가 이러한 불확실성을 뚫은 것이다.

자산운용사 Abrdn의 부시 추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만이 M7에 견줄 수 있다. 심리 개선으로 일부 자금이 중국으로 돌아왔다"면서 "미국은 0에서 1을 만드는 혁신에 강한 반면 중국은 1에서 100을 만드는 혁신에 더 강하다"고 봤다.

지난 한 달간 상승률을 보면 알리바바(43%), 샤오미(34%), 비야디(BYD·40%) 등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하드웨어 업체, 징둥닷컴( 24%)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알리바바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 기업의 개별 호재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전기차업체 BYD는 10일 모든 차종에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며, 발표 행사 예고가 나왔던 6일 하루에만 11.51% 급등했다. BYD는 이날도 7.69% 상승 중이다.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알리바바와 협력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알리바바 주가는 이날 8.1% 오른 상태다.

모건스탠리·JP모건·UBS 등 서방 투자은행들도 중국 기술주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모건스탠리 로라 왕 전략가 등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술 및 AI 영역에서 중국의 투자 적합성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가벼운 만큼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UBS의 제임스 왕 전략가 등은 "랠리가 절반도 안 지난 상태"라면서 풍부한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AI 관련주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피 이틀 연속 상승 마감 2,540대


이정훈 기자 =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2025.2.12

한편 이날 아시아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예고 및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불확실성 속에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 0.42%), 국내 코스피( 0.37%), 호주 S&P/ASX 200 지수( 0.60%)는 오른 반면 대만 자취안 지수(-0.40%)는 내렸다.

한국시간 오후 3시 45분 기준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0.67%),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82%)는 오른 상태다. 홍콩 항셍지수( 2.34%),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 2.49%)는 2% 넘게 올랐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99 오른 108.062 수준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일 대비 0.8원 오른 1,453.4원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61엔 오른 153.61엔,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0.0033위안 오른 7.3143위안이다.

금 현물 가격은 11일 온스당 2,942.60달러를 찍은 뒤 조정 중이며,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장 대비 0.18% 내린 2,892.7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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