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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이산상봉' 면회소까지…금강산 남측시설 모두 사라져
기사 작성일 : 2025-02-13 14:00:04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철거 중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마지막 정부 시설인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를 시작했다고 통일부가 13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린 2018년 8월 22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외금강호텔에서 바라본 모습. 2025.2.13 [ 자료사진]

오수진 이은정 기자 = 정부가 13일 북한이 무단으로 철거하고 있다고 밝힌 이산가족면회소는 금강산에 남아있는 사실상 마지막 남측 시설이다.

북한은 2019년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로 주요 시설을 하나둘씩 철거하더니 이산가족 상봉장으로 쓰였던 면회소 건물까지 뜯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산가족면회소는 2008년 7월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로 금강산 관광지구 내 위치한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조포마을에 들어섰다.

2003년 11월 적십자회담에서 건립이 합의되고 2005년 8월 첫 삽을 뜬지 3년 만이었다. 그러나 완공 직후 고(故) 박왕자씨 피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식 개소도 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2009년 9월·2010년 10월·2014년 2월·2015년 10월·2018년 8월 등 5차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이때도 1∼2층만 임시로 사용됐다.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철거 중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마지막 정부 시설인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를 시작했다고 통일부가 13일 밝혔다. 사진은 통일부가 2019년 10월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2025.2.13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눈물의 상봉' 장소로 쓰였던 이산가족면회소는 4천여명의 실향민에게 혈육 만남의 기회를 제공했으나 2018년 이후엔 더는 운영되지 못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남측을 외면하기 시작했고 그해 10월 금강산을 찾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2022년부터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 호텔과 금강산 문화회관, 온정각 동관·서관, 구룡빌리지 등을 철거 또는 해체했다.

지난해 4월에는 우리 정부 자산인 소방서를 없앴고 가장 최근에 완공한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면회소마저 철거를 시작한 것으로, 완료되면 금강산 지구에는 남측 시설이 사실상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김 위원장은 2019년 당시 금강산의 남측 시설을 없애고 새로운 문화관광지구를 꾸려야 한다고 지시했지만, 아직 북한이 새로운 시설을 건립하는 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자산인 이산가족면회소 일방 철거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관련된 법적 조치,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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