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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수장 "우크라 가입 약속한적 없어"…트럼프 비위 맞추기
기사 작성일 : 2025-02-15 01:01:00

뮌헨 안보회의 참석한 나토 사무총장


(뮌헨=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14 [나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연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비위 맞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협상 결과에 포함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에 약속된 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엔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 자격을 포함한 유럽·대서양과의 완전한 통합을 향한 불가역적인 길을 걷는 것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는 약속이 포함됐었다.

그는 전날 나토 국방장관회의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날은 한발 더 나아가 이 공동성명 문구를 그대로 읽은 기자를 향해 "그 공동성명 어디에 그것(나토 가입)이 지금 평화협상의 일부여야 한다고 쓰여 있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원인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를 지목하면서 "러시아는 결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수용할 수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12일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토는 2008년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미래 나토 가입에 동의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이듬해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를 단축하기로 합의해 러시아에 맞대응했다.

그러나 나토 가입을 위한 구체적 일정표가 제시된 적은 없다.

작년 정상회의에서는 "동맹국들이 동의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을 초청할 수 있는 입장이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는 러시아와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가입이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즉 전쟁이 끝나면 나토 가입 추진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뮌헨안보회의서 회동한 나토 사무총장과 미 부통령


[나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종전협상에서 유럽이 배제됐다는 지적에도 미국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유럽의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겠다. 지금 유럽이 우선 해야 할 것은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늘리는 것, 두 번째는 우크라이나군 훈련을 더 늘리는 것"이라며 "(계획을 통해) 효과를 창출하면 (종전 협상) 대화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전 협상 시작부터 참여해야 한다는 유럽연합(EU)과 개별 회원국 정부의 주장과는 결이 다르다.

뤼터 사무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나토의 주축인 미국의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토 사무총장이라는 자리 자체가 미국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유럽 진영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미국을 두둔하는 행보가 나토 결속으로 이어지게 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J.D. 밴스 미 부통령과 만나 "나토 유럽 진영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당신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전날 유럽이 안보에 일차적 책임을 지라고 요구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발언에 대한 질문엔 "기본적으로 미국은 오랫동안 (방위비에 대해) 짜증이 나 있었다"고 동조했다.

작년 10월 취임한 뤼터 총리는 네덜란드 역대 최장수 총리 출신으로, 그가 14년간 총리로 재직하는 동안 네덜란드 방위비는 줄곧 나토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의 2%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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