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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플로우] "金 사자" 쏠림현상에 해외보다 20% 비싸진 국내 금값
기사 작성일 : 2025-02-15 10:00:19

은행 골드바, 조폐공사 공급 중단에 품귀


이진욱 기자 = 금값 상승에 시중은행 골드바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 실물을 찾는 고객 수요는 여전하지만, 골드바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일선 영업점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전날 골드바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전례 없이 품귀 현상이 벌어진 상황이다. 사진은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모습. 2025.2.13

송은경 기자 = 국내 금 투자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시장인 'KRX 금시장'의 시장가가 국제 금 시세보다 비싼 상태가 2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께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금 99.99_1㎏) 1g은 16만8천2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8%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국제 금 가격은 1g당 13만5천원대로, 괴리율(가격차)이 약 24%에 달했다. 국내에서 KRX 금시장을 통해 금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해외보다 금을 20% 이상 웃돈을 주고 산 셈이다.

장 마감 시점에는 국내 가격이 소폭 내려앉아 괴리율은 20.13%로 축소됐다.

국내 금 현물 가격과 국제 시세가 20% 이상 벌어진 것은 2014년 KRX금시장 개설 이후 처음이다.

디지털자산거래소 원화마켓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급등할 때 '김치 프리미엄'이 생기는 것처럼, 금도 국내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동일한 현상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KRX 금시장의 금값 괴리율이 6% 이상일 때 증권사를 통해 시장안내 공시를 내보낸다. 거래소의 괴리율 공시는 이달 4일 이후 매 거래일 나오고 있다.



서울 종로구 한 귀금속 판매점에 진열된 골드바. [ 자료사진]

국내 유일의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ACE KRX금현물'도 이달 들어 괴리율이 1% 이상인 상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ACE KRX금현물'은 KRX 금시장을 기준으로 운용된다.

ETF의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ETF의 실시간 기준가격(순자산가치·iNAV)의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투자위험 지표로, 괴리율이 양수인 경우는 ETF 시장가격이 실제 ETF가 담고 있는 투자대상 자산의 실시간 자산가치보다 고평가된 상태를 의미한다.

'ACE KRX금현물' ETF는 이달 4일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ETF 괴리율 초과 공시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투자 ETF의 괴리율이 1%를 넘어서면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다. 지난 5일 'ACE KRX금현물' ETF는 괴리율이 2.15%까지 오르기도 했다.

해당 ETF 운용사인 한투운용은 괴리율이 벌어진 상태가 지속되자 공시와 별도로 투자자들에게 안내문을 올리고 "최근 국내 금 투자 수요의 증가로 국제 금 시세와 국내 금 시세 간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 시세와 실제 자산 가격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매수세로 인해 괴리율이 다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금 현물 가격 괴리율이 상당한 경우 국제 시세가 변하지 않아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은 형태가 동일해 일물일가의 법칙이 성립되기 좋은 자산이기 때문에 괴리율의 평균 회귀 경향이 강하다"며 "향후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 충격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으니 국제 금 현물 또는 금 선물로의 교체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표] 국내·국제 금 시세 괴리율 동향(단위: 원)

일자국내 금 시세국제 금 시세괴리율2025-02-13161,990135,71019.4%2025-02-12158,870135,07017.6%2025-02-11159,410136,47016.8%2025-02-10152,800134,61013.5%2025-02-07145,600133,3009.2%2025-02-06146,100133,5709.4%

※ 출처 =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거래소(KRX금 99.99_1㎏ 기준)

금으로 투자자금이 쏠리는 동안 국내 증시 주변자금은 상대적으로 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2일 기준 52조8천929억원으로 1주 전과 대동소이했으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1천288억원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용 잔고가 17조원대로 올라선 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머니마켓펀드(MMF)는 213조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85조원을 기록하며 최근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예탁결제원이 집계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천121억달러로 지난 6일 1천143억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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