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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市-의회 공공기관장 임원추천위·인사청문회 신경전 '팽팽'
기사 작성일 : 2025-02-17 17:00:37

지난해 세종시의회 인사청문회 개최 요구


[ 자료사진]

(세종= 한종구 기자 = 세종시가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시의회의 주장을 수용하겠다면서도, 전제조건으로 현행 출자·출연기관장 임원 추천위원회(임추위) 폐지를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런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7일 세종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임추위를 통한 임원 추천을 하지 않는다면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시의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출자·출연기관 임원은 임추위 추천을 받아 시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장(2명), 시의회(3명), 해당 기관 이사회(2명)가 추천한 인사 7명으로 구성된 임추위가 복수 후보를 추천하면 시장이 한 명을 임명하는 구조다.

세종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모집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다는 사실이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것을 계기로 인사청문회 도입 주장이 잇따르자 시가 임추위 제도를 폐지하면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겠다는 역제안을 한 셈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시장에게 공공기관장 지명권을 준다면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로 말해왔다.

시는 그동안 임추위와 인사청문회를 모두 진행하는 것은 임용 대상자에 대한 중복 검증이라는 이유로 인사청문회 도입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시의회는 시의 이 같은 제안이 새로울 게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임추위는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것일 뿐 기관장의 도덕성·전문성·경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려면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의회는 2023년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 사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 조례가 제정·공포됐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한 시의원은 "최 시장은 임추위와 인사청문회 개최가 중복 검증이라고 주장하지만, 조금의 허점도 허용해서는 안 되는 게 인사 검증"이라며 "전국 모든 광역자치단체가 실시하는 인사청문회를 세종시만 도입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의원도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면 문화관광재단 직원의 부당 업무 처리도 걸러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임추위와 인사청문회 중 한 개만 개최하자는 시의 제안에 대해 동료 의원들과 논의하겠지만, 부정적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도 세종시에 인사청문회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출자·출연기관 기관장의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검증을 위해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며 "시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출자·출연 기관장을 뽑는 과정은 인사청문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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