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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하단선 땅꺼짐 원인은 폭우와 차수공법 부실(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8 12:01:14

(부산= 김선호 기자 = 지난해 9월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2공구에서 발생한 대형 땅 꺼짐 현상의 원인은 이례적인 폭우와 부실한 차수 공법 때문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는 지난 5개월간 이 지반 침하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위는 사고 당일 약 379㎜의 폭우가 내려 인접한 하천에서 빗물이 월류해 해당 구간으로 대량 유입된 것이 사고의 시작이라고 봤다.

U자로 생긴 측구(배수로)에 다량의 지하수가 흘러넘쳐 지하로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인근 철강공장에 장기간 진출입하는 대형 공사 차량의 하중에 측구 이음부의 이격과 균열이 커져 지하수 유출이 가속한 것으로 판단했다.

급기야 지하 1.5m 깊이까지 설치된 목재 차수벽과 배수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결국 쓰레기 등으로 매립한 토사와 지하수가 대거 유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매립한 모래층이 크게 쓸려나갔고 지하 1.5m 깊이에서 아래로 시공된 강판 차수벽이 압력 차이로 기울어지면서 유실 현상은 더 커져 결국 폭 4∼5m, 깊이 5m의 대형 땅꺼짐 현상이 2곳에서 발생했다.


목재 토류판(차수벽)이 유실된 현장


[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당 구간은 사상∼하단 도시철도 1공구와 맞닿은 2공구 시작점으로 차수벽이 다른 구간보다 약했던 점도 사고 원인으로 지적됐다.

당시 이곳에 주차된 트럭 2대가 동시에 옆으로 빠질 만큼 침하 크기는 컸다.

2공구에 시공된 H 파일과 차수벽(토류판) 방식의 차수 공법이 적절했느냐는 질문에 조사위는 "물론 더 안전한 시공 방법은 콘크리트 차수벽을 설치하는 것이지만 설계비용 등 경제적 타당성을 따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설계와 시공에서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땅꺼짐 현장 재발 방지를 위해 2공구 전체에 지반 침하위험도 평가를 실시해야 하며 지표면까지 차수 공법을 확대하고 지하수 누수가 많은 구간은 차수 성능을 높이는 공법으로 보강해야 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또한 정기적인 계측 관리와 분석, 관찰 카메라(CCTV) 조사 실시, 월 1회 이상의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시행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땅꺼짐 현장 발생에 대한 대책일 뿐 지반 굴착 현장에서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어서 앞으로 땅꺼짐 현장 발생 우려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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