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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복합리조트 사고 초기 진화 역할 '화재감시자' 수사
기사 작성일 : 2025-02-18 16:00:35

부산 반얀트리 공사장 화재 잔불 진화 작업


(부산= 강선배 기자 = 14일 오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복합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잔불을 진화하고 있다. 2025.2.14

(부산= 차근호 기자 =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를 계기로 초기 진화의 중책을 맡은 '화재감시자'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경찰이 화재 현장에 '화재감시자'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공사장에서 화재감시자가 전문성 없는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로 전락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6명이 숨진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와 관련해 원·하청 업체의 부주의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화재가 배관실(PT룸) 주변에서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당시 진행된 용적 작업이 화재와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는 용적작업 과정에서 '화재감시자'가 배치돼 있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해 경찰이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화재감시자는 용접 작업 시 가연성 물질 주변에서 화재 예방을 위한 역할을 하고, 불이 나면 초기 진화나 대비를 유도하는 중요한 업무를 한다.

빨간 조끼에 완장을 차고 확성기와 간이소화용구를 휴대하면서 용접 작업 반경 11m 이내에서 오로지 화재 감시 임무만을 한다.


화재 감시자 배치


[고용노동부 매뉴얼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하면 작업을 중단시키고, 유해 위험 요인을 사업주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중책에 비해 감시자가 되는 데는 별다른 자격이 필요하지 않아 전문성 없는 단기 알바로 채워지고 있다.

화재감시자가 되려면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 4시간, 특별안전보건교육 16시간을 들으면 된다.

특별안전보건교육은 4시간만 우선 이수해도 돼 기초 안전보건교육까지 총 8시간이면 바로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위탁 교육기관이 화재를 실제로 꺼보는 실습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고 있고, 실내에서 강의나 소화기 작동법을 설명하는 정도만 교육한다는 점이다.

교육 시간을 채운 뒤에는 별도로 평가하는 제도도 없다.

자격을 갖추기 쉬운 데다가 현장에서 몸 쓰는 일도 없다는 점 때문에 화재 감시감시자 업무는 대부분 단기 아르바이트가 맡고 있다.

인터넷에서 '화재감시자 꿀알바'로만 검색해도 많은 게시물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30여년간 현장에서 목수로 일한 A씨는 "(화재감시자들이) 대부분이 중년 여성이거나 아르바이트생들이고, 그나마도 화재관리자가 없는 현장이 꽤 있다"면서 "대형 작업장만이라도 경력이나 전문성 있는 화재 감시자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는 "화재 감시자 교육 때부터 실습 과정을 늘리고,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를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화재 감시자가 총괄 책임자에게 여러 가지 요구해야 할 상황도 많은데 이들의 권한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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