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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 대신 크롬북에 AI 코딩도…디지털 선도학교 가보니
기사 작성일 : 2024-12-03 18:01:17

(수원= 김솔 기자 = "자, 이제 기기를 들고 메타버스 박물관에 전시할 작품을 골라볼까요?"


산의초 디지털 기반 수업


[촬영 김솔]

3일 수원시 영통구 산의초등학교에서는 인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 중인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참석자 10여명이 찾아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수업 과정을 유심히 살폈다.

유네스코 관계자와 초청 교수 등 참석자 10여명은 경기도교육청이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디지털 선도학교)로 지정한 이 학교의 수업 방식을 체험하고자 직접 참관에 나섰다.

이날 오후 이 학교 3학년 한 교실에서는 미술 수업이 한창인 가운데 학생들의 책상에는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이 아닌 크롬북이 한 대씩 놓여있었다.

교실 전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속에서는 교사가 조작하는 아바타가 메타버스 공간 속 박물관을 거닐며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될 공간을 미리 소개했다.

이날 수업에서는 가상의 메타버스 박물관에 전시할 작품을 학생들이 직접 고르고 온라인으로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의 학습 활동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능숙하게 전자펜을 쥐고 그림을 그려내는가 하면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 원하는 이미지를 제작해내기도 했다.

앞서 직접 그린 그림들을 뒤적이던 한 학생은 가장 맘에 드는 작품을 찾자 자리에서 일어나 양손으로 크롬북을 들고 사진에 담기도 했다.

이렇게 고른 작품들은 온라인 공간에 각자가 덧붙인 작품 설명과 함께 공유됐고 학생들은 "수묵화의 특징이 고양이 안에 가득 들어가 있네", "진짜 바다에 온 것 같아" 등 반응을 다는 데 여념이 없었다.

비슷한 시각 다른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노트북을 이용해 지진 발생 시 생존가방을 준비하는 내용의 수업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모니터에 띄워진 라면, 생수, 응급약품 등 물품들을 우선순위에 맞춰 가방 이미지 위로 끌어다 놓으며 수업 내용을 익혔다.


산의초 디지털 기반 수업


[촬영 김솔]

학교 복도 한쪽에는 3D 펜 공예, 인공지능 블럭 코딩, 드론·로봇 체험 등 다양한 분야의 방과후 수업 교실에서 학생들이 제작한 작품들이 전시돼 시선을 끌었다.

또 다른 교실에서는 3개 벽면에 일렬로 설치된 모니터들을 통해 우주 행성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틀어져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초등학교 6학년 수업에서는 각자의 취향에 맞는 보드게임을 추천해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는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에 따라 크롬북을 조작해 데이터 수집·분류·전처리 등을 거치며 머신러닝 기법 중 하나인 '지도학습'을 배웠다.

수업을 들은 채모(12) 군은 "교과서로만 배우는 것보다 직접 기기를 조작하며 머신러닝에 대해 익히니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긴다"며 "나중에 다른 종류의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수업을 진행한 교사 김모 씨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의 경우 효과가 일정 수준 이상 증명된 데 반해 새로운 디지털 교육 수단은 그 효과를 입증할 책임이 교사들에게 있다"며 "큰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방식에 대해 꾸준히 탐색하고 있다"고 했다.

수업 참관을 마친 아라티 스리프라카시 옥스포드대학교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디지털 수업에서는 기기가 목적에 맞게 활용됐는지, 수업을 이끄는 교사의 역량이 충분한지가 중요하다"며 "이 학교에 풍부한 학습 자원이 준비돼있는 것 같아 매우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번 포럼 참석자들은 이날 도내 10개교에 나눠 방문해 학교별 특색 있는 교육 방식을 체험했다.

교육부와 유네스코본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경기도교육청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포럼은 전날부터 4일까지 이어지며, '미래를 위한 교육변혁'을 주제로 2021년 발간된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보고서가 제안한 다양한 의제를 중심으로 유네스코 회원국의 미래교육 정책·연구·현장 실천 동향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산의초 방과 후 학습 결과물 전시회


[촬영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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