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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매일 18시간 업무, 샴페인 못 마셔" 부패혐의 부인
기사 작성일 : 2024-12-11 06:00:59

법정 선 네타냐후 총리


(AFP 10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텔아비브 법원에 부패 혐의 사건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2024.12.11

(이스탄불= 김동호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부패 혐의 사건으로 기소된 지 5년 만에 법정에 출석해 5시간 동안 직접 열띤 변론을 폈다.

이스라엘에서 현직 총리가 형사사건 피고인으로 재판에 불려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텔아비브 법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증언대에 서는 모습을 취재하려는 언론사 기자들, 지지파와 반대파 등 시위대가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네타냐후 총리는 세금 우대 입법 등을 원하는 해외 사업가들로부터 샴페인, 시가, 보석 등 19만5천달러(약 2억7천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9년 11월 기소됐다.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는 대가로 유리한 보도를 요청한 혐의, 통신업체 베제크에 2억5천만달러(약 3천513억원) 상당의 규제 혜택을 제공한 대가로 베제크 계열 매체 왈라에 우호적 기사를 요구한 혐의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변호인과 문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부패를 통해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렸다는 의혹을 불식하는 데에 주력했다.

그는 "나는 하루에 17∼18시간씩 일하며 책상에서 점심을 먹고, 흰 장갑을 낀 웨이터에게서 식사를 제공받는 일도 없다"며 "새벽 1시나 2시께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가족이나 아이들을 볼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


(UPI 10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텔아비브 법원에 부패 혐의 사건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2024.12.11

네타냐후 총리는 "가끔 시가를 피우는 죄를 짓기도 하지만, 항상 회의와 브리핑 참석 때문에 오랫동안 피우기도 힘들다"며 "게다가 나는 샴페인을 싫어하고, 그냥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싫어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부인) 사라와 내가 '풍족한 생활'(good life)을 한다고 묘사하는 것은 단순히 터무니없고 왜곡된 것을 넘어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항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언론과 막후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우리는 미디어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다양화하고 싶을 뿐"이라며 "한 진영에 통제되지 않는 방송국이 더 많이 추가돼야 하며 투자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하레츠 등 현지 좌파 매체에 대응해 정부 정책을 홍보하고자 언론인들과 교류했을 뿐이라는 논리를 편 것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해설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달 말까지 매주 3회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다만 가자지구 전쟁 등으로 중동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어서 재판 심리 절차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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