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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연발에 무의미해진 환율 저항선…1,500원 돌파 전망까지
기사 작성일 : 2024-12-19 12:00:20


[ 자료사진]

신호경 한지훈 기자 = 국내 정국 불안과 미국 통화정책 전환이 겹치면서 환율 저항선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한때 1,400원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으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30원대가 일상화됐고, 이제는 1,450원도 넘어섰다.

시장 일각에서는 환율이 조만간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 단숨에 전고점 뚫고 1,450원대 올라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5원 치솟은 1,453.0원으로 출발해 1,450원 선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장중 환율이 1,450원 선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2009년 3월 6일엔 장중 1,597.0원까지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환율 상승은 달러 강세가 이끌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선을 웃돌고 있다. 2022년 11월 11일(108.44)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4일 새벽 일시적으로 1,440원을 돌파한 뒤 변동성이 비교적 둔화해 최근 1,430원대에 머물렀다.

전날까지는 레고랜드 사태 때 기록한 전고점(1,444.2원)을 넘지 않았다.

이날 저항선이 뚫린 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환 예고가 도화선이 됐다.

연준은 시장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나, 향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혀 달러 초강세를 촉발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금리 인하 횟수 축소와 인하 지연 등으로 미국 국채 금리 반등과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변수 등에 추가 상승 우려 지배적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상승 원인은 보다 복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저성장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감액 처리로 재정정책 여력마저 축소됐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초 출범하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차기 대선 전까지 요원해 보이는 정국 안정, 국내외 투자자 자금 이탈로 인한 달러 수요 증가 등도 원화 가치 약세를 부추긴다.

전문가들은 이런 악조건을 근거로,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내일 중 환율 상단이 1,460원 정도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음 주부터는 연말 거래량 감소 흐름 속에 달러 가치가 소폭 후퇴할 것"이라며 "내년 초 환율 상승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도 "트럼프 취임이 예정된 내년 1월 전후 1,500원 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문정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1,450원을 중심으로, 1,430~1,47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수급이 개선되고 심리 요인이 완화되면 1,400원 초반대를 기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1,400원을 하회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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