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인도네시아, 브릭스 가입…"중국에 한 발 더 가까워져"
기사 작성일 : 2025-01-07 14:00:58

중국 인도네시아 정상회의


지난해 11월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오른쪽)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중국·러시아 주도 신흥 경제국 연합체로 불리는 브릭스(BRICS)의 10번째 정회원국이 되자 지난해 10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인도네시아가 중국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외무장관을 보내 정식으로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혔고, 브릭스는 전날 인도네시아의 합류를 공식 확정했다.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브릭스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성과는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이슈에서 점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보다 포용적이고 공정한 글로벌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브릭스 가입이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미국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목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전부터 국제 금융 시스템이 일명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이익을 소홀히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내에서도 미국 달러 사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브릭스가 달러의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역시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인도네시아의 의지와 일치한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중립 외교를 표방하는 인도네시아가 현 정부 들어 중국과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번 결정도 친중국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이전부터 브릭스 가입 권유를 받아왔다.

하지만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당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브릭스 가입을 검토 중이지만 서두르고 싶지 않다. 브릭스 가입에 따른 영향력에 대한 연구가 먼저 돼야 한다"며 주저했다.

브릭스에 가입하면 비동맹 중립주의라는 인도네시아의 외교 노선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친중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프라보워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해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공동개발을 통해 협력하기로 해 크게 논란이 됐다.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 하는 중국의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 주장을 인정해준 꼴이라는 지적이었다.

미국 백악관도 이 합의가 유엔 해양법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겠다며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이런 지적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립 외교 노선은 변한 것이 없으며 인도네시아는 브릭스 가입과 동시에 서방 주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도 추진하고 있다며 양쪽 모두와 친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카르타 포스트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조코위 전 대통령이 OECD 가입에 중점을 뒀다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브릭스 가입에 더 관심을 보였다며 전임자와 다른 외교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 세계가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브릭스가 반서방 동맹으로 변할 수 있는 우려도 나온다며 브릭스 가입이 반서방에 합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 파라마디나 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인 아흐마드 코이루 우맘은 일간 콤파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브릭스 가입은 국제 정치와 경제적 이익에서 중국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며 인도네시아와 중국과 관계를 더욱 가까워지게 하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가 관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고속 열차


인도네시아 첫 고속 열차 후쉬.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하나로 중국 자본과 기술로 도입됐다.[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