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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트럼프 美우선주의 대응법은…'투자 동맹이익' 공략할듯
기사 작성일 : 2025-02-01 14:00:56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공들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오는 7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방침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미일 정상회담 방침을 밝힌 가운데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오는 6일 미국으로 출국해 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그달 남미 순방에 맞춰 미국에서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만남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해 불발됐다.

하지만 작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서 분위기가 급변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회담 가능성이 거론됐다.

일본에서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처음 승리한 직후 아베 전 총리가 미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양국이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가 있어 조기 회동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식 회담을 하는 편이 성과를 내기에 더 낫다고 판단해 이달 초중순에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해 왔다.

이를 위해 지난달 오카노 마사타카 당시 외무성 사무차관,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을 잇달아 미국에 보내 트럼프 진영과 관계 구축에 나섰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이어 7일 이시바 총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 정부 구상은 어느 정도 실현됐다는 분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전부터 비밀리에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아키바 다케오 당시 국가안전보장국장, 외무·경제산업·재무·방위 관계자가 참석하는 '트럼프 대책 회의'를 거듭 개최하며 대응책을 논의했다.

또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손정의 회장 등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 대응법'에 대해 조언을 듣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오는 3일에도 총리 관저에서 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를 만날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는 동맹과 관계에서도 손익을 따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미일 동맹 강화와 경제 협력 방침을 확인하는 한편, 방위비 인상과 신규 관세 부과 등이 언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 입장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이시바 총리는 안보와 관련해 미국의 확장억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방위,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등 세 가지 분야에서는 양국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NHK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안보 협력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시바 총리가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관여와 일본인 납북 피해자의 조기 귀국을 위한 협력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시바 총리는 방위비 인상 압박에 대비해 일본이 2022년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계기로 당시 국가총생산(GDP)의 1% 수준이었던 방위비를 단계적으로 올려 2027년에는 2%에 이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불허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재고해 달라고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이와야 외무상은 지난달 21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에서 일본 경제계가 대미 투자를 우려한다고 전하며 이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인공지능(AI)·나노테크놀로지 등 여러 분야의 투자 패키지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쪽에는 이득이고 다른 한쪽에는 손해인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며 이번 회담에서 미일 동맹 강화가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대로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2월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며 관세전쟁 방아쇠를 당겼고,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일본이 방위비를 GDP 대비 3%까지 올려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 바 있어 회담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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