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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트럼프그룹 합작 부동산개발 중단 명령…'환경문제 유발'
기사 작성일 : 2025-02-07 13:01:02

하누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


2019년 8월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트럼프 레지던스 출시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오른쪽)가 하리 타누수디브조(타누) MNC 그룹 회장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 회사인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과 연관된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해 환경 문제를 이유로 중단 명령을 내렸다.

7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환경부는 전날 서자바주 리도 경제특구에서 진행 중인 모든 공사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환경부는 성명을 통해 특구에 건설 중인 리조트 건설 현장에서 빗물을 잘 못 관리해 리도 호수에 침전물이 생겼다며, 그 결과 호수의 수심이 얕아졌고 크기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승인한 환경 평가 절차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계속하려면 새로운 환경 평가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도 경제특구는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쪽으로 60㎞ 정도 떨어진 곳에 개발 중인 대규모 부동산 사업이다. 인도네시아 대기업 MNC 그룹이 2015년 트럼프 그룹과 손잡고 추진 중이다.

한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다가 2023년 전임 조코 위도도(조코위) 정부에서 경제특구로 지정돼 각종 세금 감면과 허가 면제 혜택을 받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구 내에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을 비롯해 고급 리조트와 주거용 주택, 테마파크, 영화 스튜디오 등 다양한 휴양 시설들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미 상당 부분 공사가 진행돼 트럼프 이름을 딴 골프장은 최근 개장했다.

MNC 그룹은 부동산 개발과 금융, 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며, 회장인 하리 타누수디브조(타누)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그는 지난해 대선 직후 당시 트럼프 후보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개표 방송을 함께 보는 파티에 초대됐으며 올해 초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사업 중단이 단순 환경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인도네시아가 미국보다는 중국에 더 가까워지려는 외교 노선을 택한 것이 반영된 장면이라고 해석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했고, 최근에는 중국·러시아 주도의 브릭스(BRICS)에도 가입했다.

지난 5일에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자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재정착시켜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명 '가자 구상'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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