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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성 물질 기공, 나노미터 단위로 조절해 중수소 분리"
기사 작성일 : 2025-02-12 12:01:20

연구 그림


이온 교환 방식을 통한 다공성 물질의 기공 조절과 중수소 분리 개념도.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 김용태 기자 = 다공성 물질의 기공을 0.01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조절해 중수소를 효율적으로 분리해낼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12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오현철 UNIST 화학과 교수팀과 이은성 서울대 화학부 교수팀은 이온 교환 방식을 통해 다공성 물질인 금속 유기 골격체(MOF)의 기공을 0.01㎚ 단위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소의 동위 원소인 중수소는 핵융합 발전, 반도체 공정 등에 쓰일 수 있는 자원이다.

자연계 전체 수소 중 0.015%만 존재하는 데다 일반 수소와 성질이 비슷해 분리가 까다롭다.

다공성 신소재인 금속 유기 골격체의 기공을 활용하면 중수소와 수소를 분리할 수 있는데, 분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 역할을 하는 기공 크기를 잘 맞춰야 한다.

특히 수소와 중수소는 크기가 0.3㎚ 수준으로 작기 때문에 0.01㎚ 수준에서 초정밀 조절이 이뤄져야 한다.

공동연구팀은 금속 유기 골격체인 JCM-1 소재의 이온을 질산염이온에서 염화물이온으로 교환해 기공 입구의 크기를 약 0.39㎚에서 0.36㎚로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염화물이온이 질산염이온보다 기공과 연결된 외부 골격체를 더 강하게 안쪽으로 끌어당기게 되고, 그 결과 기공 입구 크기가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입구가 줄어든 JCM-1(염화물이온)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중수소 분리 효율인 선택도가 14.4에서 27.7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기존 24K(-249.15도)에서 이뤄지는 극저온 증류 방식과 비교하면 약 18배 이상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진 모습


왼쪽부터 UNIST 오현철 교수, 제1저자 김현림 연구원, 박재우 연구원, 서울대 이은성 교수.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현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공성 물질인 나노 기공 크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동위 원소 분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스 분리 분야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지난달 12일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하는 중견연구 및 기본연구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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