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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욕심 버리고 우승한 차준환 "어떤 결과가 나와도 상관없었다"(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4 00:00:45

차준환의 금빛 세리머니


(하얼빈= 박동주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13

(하얼빈= 김경윤 기자 = 한국 피겨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쥔 차준환(고려대)은 의외로 담담하게 우승 소감을 밝혔다.

차준환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9.02점, 예술점수(PCS) 88.58점을 합해 총점 187.60점을 받았고 쇼트프로그램 94.09점을 합한 최종 총점 281.69점으로 금메달을 땄다.

15명의 출전 선수 중 14번째로 연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으로 나온 차준환은 자신의 뒤를 이어 연기를 시작한 우승 후보 가기야마 유마(일본)의 모습을 TV로 지켜봤다.

가기야마는 여러 차례 실수를 연발했고, 최종 총점 272.76점을 받았다.

가기야마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아시아 남자 최고 선수로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TV를 통해 금메달 확정 상황을 확인한 차준환은 취재진의 축하 인사에 빙그레 웃었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내 경기 내용에 만족했고, 하나도 후회가 없기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상관이 없었다"라며 "목표였던 개인 최고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내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낸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차준환, 완벽한 연기


(하얼빈= 박동주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2025.2.13

이날 프리스케이팅 무대는 차준환의 선수 인생에 매우 중요했다.

금메달을 딴다면 병역 혜택을 받아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부담을 떨쳐낼 수 있었다.

그러나 차준환은 욕심내지 않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가기야마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차준환은 점수를 높이기 위해 고난도 점프를 추가하지 않았고, 평소와 다름없는 프로그램 구성으로 경기에 임했다.

차준환은 "뭔가 굉장한 결과를 바라고 욕심낸다면, 그건 노력의 길을 걷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오늘 연기 중 위험한 순간이 있었지만, 잘 이겨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을 회복한 뒤에는 프로그램 구성 난도를 좀 더 높이면서 안정적인 경기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금빛 연기


(하얼빈= 서대연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차준환은 이날 경기에서 쇼트프로그램 94.09점을 합한 최종 총점 281.69점을 받으며 우승했다. 2025.2.13

올 시즌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고생한 차준환은 이날 연기에서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전반부에 뛰기로 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루프 점프를 붙이지 못했다.

그는 후반부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을 콤비네이션 점프로 붙여 뛰는 기지를 발휘했다.

착지가 살짝 흔들리며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이 나왔지만, 큰 실수는 아니었다.

차준환은 "연결을 못 해서 마지막 점프를 콤비네이션 점프로 수행했다"며 "크게 실수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메달 세리머니를 마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준환은 부상 상태에 관한 질문에 "부상 부위가 스케이트에 닿으면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라며 "지금도 더 악화하지 않도록 훈련과 회복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지현정 코치님의 도움으로 잘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잘 싸워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채연(수리고)과 동반 우승에 관해서는 "함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 더없이 기쁘다"라고 말했다.


차준환의 연기, 하얼빈에 흐르는 전율


(하얼빈= 박동주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2025.2.13

이날 여자 싱글에 출전한 김채연도 차준환처럼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개인 최고점인 219.44점으로 아시아 여자 최고 선수로 꼽히는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를 꺾고 금메달을 땄다.

한국 피겨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2개 이상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고 남자 싱글에서 메달이 나온 것도 처음이다.

한국 피겨는 1999 강원 대회에서 양태화-이천군이 아이스댄스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1 알마티 대회에서 곽민정이 여자 싱글 동메달, 2017 삿포로 대회에서 최다빈이 여자 싱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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