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부산 리조트 화재 탈출 작업자 "불길 더 번졌다면 못 나왔을 것"
기사 작성일 : 2025-02-14 18:00:31
영상 기사
반얀트리 화재현장 작업자 내부 계단탈출 영상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 김재홍 기자 = "건물 밖으로 나와서야 큰불이 난 줄 알았어요. 휴대전화도 안 터지고 무전도 안 되는 곳이었는데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14일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공사장의 한 건물 1~2층 사이에서 일하다 밖으로 대피한 40대 A씨는 와 인터뷰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는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동료 1명이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더니 '얼른 내려가야 한다'고 했다"며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데 이미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가 일하던 곳은 최초 불길이 시작된 곳과 다소 떨어져 있었지만, 최초 발화지점과 주변의 내장재가 불에 타면서 그 연기가 내부로 퍼지는 상황이었다.

A씨의 현장에서 믿을 것이라고는 소화기가 전부였다.

특정 통신사에 가입된 휴대전화만 외부와 전화 연락이 되는 곳이었다.

A씨는 "우리가 작업하던 곳은 사실상 외부와 단절된 곳과 다름이 없는데 밖에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전혀 알 수 없고, 당시에는 화재를 알리는 경보음조차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료 2명과 아래로 대피하던 A씨가 찍은 영상을 보면 "어디까지 가야 해?", "아, 냄새, 이 냄새 뭐야?", "형님, 밑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것 같은데요?" 등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이 그대로 드러난다.

화재 상황과 대피를 알리는 경고 방송은 계단에 가서야 들렸다.

A씨는 "지상 1층의 출입문은 닫혀있어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평소에 다니던 동선을 따라 지하 2층에 도착한 A씨 일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온전히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지하 2층 주차장에는 공사에 쓸 인테리어 자재 등이 상당량 적재돼 있었다.

A씨는 "불길이 우리 작업 구간까지 왔다면 대피는커녕 연기에 질식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마른침을 삼켰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1분 발생한 화재는 오후 1시 34분 초진된 상태다.

오후 3시 기준 6명이 사망했고, 25명이 경상을 입었다.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1명도 부상자로 집계됐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