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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마을에 조 심고 술 빚어 4·3 영령에 바친다
기사 작성일 : 2024-07-02 12:01:18

'2024 예술로 제주 탐닉' 웹 포스터


[제주민예총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 김호천 기자 = 제주4·3 사건 당시 군인과 경찰의 소개작전으로 불타 없어져 버린 마을에서 조 농사를 짓고 술을 빚어 4·3 영령에 바치는 행사가 열린다.

제주민예총은 제주도가 후원하는 '2024 예술로 제주 탐닉-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을 이달부터 12월까지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 행사는 12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속칭 '무등이왓'에 있는 약 700㎡ 밭에서 조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고사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6개월 동안 김매기와 작은 음악회, 추수,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만들기, 큰넓궤 술들이기를 진행한다.

'큰넓궤'는 4·3 당시 일부 마을 주민들이 숨어 지냈던 동굴로, 4·3을 소재로 한 영화 '지슬'에 당시 동굴 내 생활상이 잘 그려졌다.

큰넓궤에 들인 술을 50여일 숙성시킨 뒤 500㎖ 병에 나눠 담는데 작황에 따라 매년 10∼60병 정도의 술이 나온다.

제주민예총은 이 술을 4·3 영령에 올리는 제주(祭酒)로 쓸 수 있도록 동광리 마을과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에 전달한다.

국가 폭력에 희생된 광주 민주화운동 영령을 위해 5·18기념재단에도 보낸다.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은 아픈 역사를 과거의 일로 놓아두지 않고,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기 위한 공동체 프로그램이자 예술 행동이라고 제주민예총은 설명한다.

행사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일정은 제주민예총 홈페이지(http:https://jepaf.kr/)와 SNS(페북, 인스타그램) 등에 공지한다.

제주민예총은 돌아올 수 없는 마을 무등이왓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2021년부터 매년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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