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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가 짧아서 대형사고?…계속되는 논란 [제주항공 참사]
기사 작성일 : 2024-12-30 11:00:41

무안 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하는 제주항공 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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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무안= 김선호 강영훈 기자 = 국내 사상 최악의 항공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사고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결과론적인 분석일뿐이라는 견해다.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는 2천800m로 국내 공항 중 소형에 속한다.

인천공항(3천750∼4천m), 김포공항(3천200∼3천600m), 김해공항(3천200m) 등에 비해 짧지만 다른 국제공항인 청주공항(2천744m), 대구공항(2천755m)보다 길다.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동체 착륙한 제주항공 항공기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 끝단까지 가는 바람에 항행시설 구조물과 충돌해 피해가 커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동체 착륙한 항공기가 속도를 늦출 만큼 활주로가 길었다면 피해가 이만큼 크지 않았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장조원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불이 났는데도 활주로 끝에 가도 정지가 안 됐다"며 "무안 공항 활주로가 너무 짧다. 그래서 이탈해서 넘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항은 비행 수요, 더 구체적으로는 항공기 크기와 무게 등을 고려해 활주로 길이와 강도를 결정하기에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마냥 길게 만드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기영 인하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무안공항은 보잉 747이나 에어버스 350 같은 대형 항공기는 착륙하지 못하는 소형 공항이며 주로 동체 폭이 좁은 737기종 등 국내선이나 짧은 국제선을 오가는 항공기용 공항"이라며 "여건에 맞춰 국토부 인증을 받고 만들어진 거라서 상대적으로 짧은 활주로가 문제가 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세종 한서대 항공정비공학과 교수도 "활주로 길이를 10㎞로 만들면 안전한 공항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며 "공항 설계 단계부터 각종 기준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활주로 길이는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보안학회장은 "활주로는 국제 규격에 따른 급수가 있으며 최소 길이는 2.8㎞로, 무안공항은 이를 충족해 정상적인 항공기라면 사고가 발생할 수 없다"며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활주로 4∼5㎞라면 피해가 줄었을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짧은 활주로'가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선을 그었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2천800m이지만, 내년까지 진행 예정이던 활주로 연장 공사 관계로 약 300m가량이 이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총길이가 약 2천500m인 셈이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 기종인 B737-800은 1천500∼1천600m의 활주로에도 충분히 착륙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다른 항공기도 문제 없이 운행해 왔기에 활주로 길이를 사고 원인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랜딩기어 없이 동체착륙 시도 중 사고…대부분 사망 추정 /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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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ttps://youtu.be/hx9uOEcYw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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