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털 그을리고 주인 잃어버리고…LA 산불에 동물들도 수난
기사 작성일 : 2025-01-12 14:00:58

불길 속에서 짖고 있는 강아지 모습


[AP=. 재판매 및 DB 금지]

서혜림 기자 =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민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가운데 반려견을 비롯한 동물들도 수난을 겪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지역 동물 보호시설과 구조단체들은 화재로 갈 곳을 잃고 다친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다.

패서디나에 있는 동물 보호소 '패서디나 휴메인'에만 지난 나흘간 동물 약 400마리가 수용됐다.

이곳에 온 동물 중에는 불에 탄 잔해 위를 걷다 발바닥이 다 헐어버린 강아지 '카넬라'도 있다.

핏불 믹스견인 카넬라는 잿더미 속에 누워있다가 구조됐다. 담요에 감싸진 채 보호소로 온 카넬라는 재로 온통 뒤덮여 있었다고 한다.

카넬라는 힘이 없어 걷는 것조차 어려워했지만, 다행히 주인과 재회했고 치료도 받을 수 있게 됐다.

털이 다 타고 발이 그을린 채 구조된 허스키종 강아지도 보호소에 머물고 있다.

페서디나 휴메인 소속 의사 마리아 피르덱은 이 강아지가 피로에 지친 나머지 머리를 들 힘도 없었다며 "그를 되찾아 갈 사람이 없다"고 했다.

이 밖에 이 단체는 부상한 공작새 8마리를 구출하고 재난 지역의 소·양 등 가축의 탈수를 막기 위한 물 공급 방안도 마련했다.


LA승마센터에 수용된 당나귀들


[AP=. 재판매 및 DB 금지]

버뱅크에 있는 LA 승마센터도 말과 당나귀 등 동물 약 400마리를 수용해 돌보고 있다.

이들은 소유주가 화재경보에 대피하면서 맡기고 갔거나, 불길에 놀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 데리고 온 동물들이다.

지난 8일 새벽 대피령에 당나귀와 말 각각 2마리를 이곳에 맡겼다 찾으러 온 주민 캐리 세이다는 "너무 무서웠다. 마치 하늘에 불이 난 것 같았다"며 화재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과 당나귀가 센터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돌봄을 그리워할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난 7일 산불이 시작된 뒤 당국이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6명으로 늘어났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