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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생산기지인 애플, 미중갈등에 새우등 터지나
기사 작성일 : 2025-02-07 12:00:57

3일(현지시간) 나스닥 사이트 화면


[UPI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종국 기자 = 아이폰 등 제품 생산을 주로 중국에서 하는 미국 기업 애플이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가 애플에도 큰 압박으로 작용하는 데다 중국 당국은 이에 반발해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에 대해 조사를 검토하고 있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을 최대 제조 허브로, 미국을 최대 시장으로 삼는 애플이 이제 두 나라 간 지정학적 싸움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7일 보도했다.

애플의 어려움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제품을 베트남과 인도 등지에서 생산한다. 따라서 이번 관세인상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두 나라 간의 무역전쟁 확대는 두 나라를 넘어 훨씬 더 많은 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애플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무역전쟁에서 삼성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주장해 아이폰에 대한 관세 면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이 이번에도 통할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 제품을 구동하는 대부분의 프로세서를 대만에서 공급받고 있어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애플 기기 제조 비용이 높아지게 된다.

에버코어 ISI의 아밋 다리아나니 애널리스트는 관세 부과로 인한 애플의 잠재적인 수익 감소를 주당 3~4%로 예상했다.


중국의 애플 스토어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이 생산기지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애플은 중국 전역에 걸쳐 약 10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와도 오랫동안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데다 텐센트, 화웨이 등 현지 기업들이 애플의 사업을 잠식하면서 이런 역학 관계는 흔들리고 있다.

애플이 중국 사업을 크게 줄일 경우 중국 정부를 자극할 수 있다. 중국에서 애플은 다른 외국 기업의 견제를 받지 않고 사업을 해왔다.

이미 중국은 애플을 비롯한 기업들이 인도 등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

또 중국과 대만의 협력사들은 다른 나라가 따라오기 힘들 정도의 품질 수준을 달성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말레이시아, 인도, 베트남, 태국, 브라질 등으로 일부 제품 생산처를 서서히 옮기고 있다. 반도체 분야 협력사인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생산공장을 세워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누라그 라나 애널리스트는 "지금 하드웨어 부분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애플의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 중 하나인 앱스토어 대한 규제"라고 말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5일(현지시간) 종가까지 7.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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