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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눈 폭탄에 광주 도심 일상 차질…농어민은 노심초사
기사 작성일 : 2025-02-07 14:00:33

폭설 쏟아진 광주 도심


[ 자료사진]

(광주·무안= 정회성 김혜인 기자 = "개점휴업 상태예요. 새벽부터 나왔는데 일감을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커피나 타 주고 있습니다."

광주에 나흘째 '눈 폭탄'이 쏟아진 7일 오전 광주 서구 농성동의 한 직업소개소는 일찌감치 가게 문을 걸어 잠갔다.

공사장에 인부를 주로 소개하는 이 업소는 지난 월요일 밤부터 이어진 폭설 탓에 건설 현장이 멈춰서자 혹독한 추위를 맞게 됐다.

하루 평균 30건 안팎이던 일거리는 이번 주 들어 실내 인테리어 4∼5건으로 줄었다.

긴 설 연휴를 보낸 뒤 새벽부터 온몸에 눈을 뒤집어쓰고 찾아온 일꾼들 대부분이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다가 돌아가자 사장 박모 씨도 며칠째 장사를 일찍 접고 있다.

박씨는 "지금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서 일감 자체가 예년의 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여러모로 힘이 빠진다. 업종을 바꿔야 하나 고심 중"이라고 푸념했다.

식당가에 일용직 찬모와 도우미를 공급하는 광주 북구 용봉동 한 직업소개소도 연초부터 예상 못 한 불경기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폭설에 힘겨워하는 배달기사


[ 자료사진]

해당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는 강모 씨는 "못해도 하루 35∼40건은 일이 들어와야 하는데 오늘은 11건으로 끝나는 분위기"라며 "날씨가 이래서 사람들이 외출하지 않고 회식은 줄줄이 취소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행정·금융기관과 기업 지역본부가 밀집한 서구 상무지구의 한 포장 음식 전문점은 밀려드는 주문에도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처지였다.

샐러드, 샌드위치 등 도시락을 배달해줄 기사들 상당수가 궂은 날씨에 일하러 나오지 않으면서 이 가게는 일일이 손님들에게 전화로 사정을 설명하고 주문 취소를 요청했다.

연일 이어진 폭설로 도심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마다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도로마다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면서 평소 10∼20분 남짓한 거리가 1시간 넘게 정체를 반복하고 있다.

상무역 등 지하철역도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광주에 하루 동안 10㎝ 내외 눈이 쏟아진 지난 화요일부터 사흘간 광주도시철도를 이용한 승객은 16만5천792명으로, 설 연휴 직전 같은 기간(15만9천445명) 대비 6천347명 늘었다.


한파에 방한복 차려입은 소


[광주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심과 떨어진 농촌에서는 폭설과 맹추위로부터 농작물과 가축을 지켜내느라 연일 안간힘이다.

비닐하우스가 무너질까, 관수시설이 얼어서 터지지는 않을까, 한창 영그는 배추 등 겨울 채소들이 냉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노심초사에 농민들은 쉴 틈이 없다.

소 등 가축에게 방한복을 입히고 난방기구를 가동한 농장들도 밤낮으로 분주하다.

해안 어촌에서는 숭어 등 추위에 취약한 물고기들이 얼어 죽지 않도록 양식장에 물을 보충하고 순환시키는 작업이 한창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농업과 축산, 수산업 분야에서 다행히 아직은 냉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비상 체제를 유지하고 상습 피해지 예찰을 통해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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