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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탐사, 예산 많이 들지만 반드시 '페이백' 있어"
기사 작성일 : 2024-07-25 16:00:39

IBS '행성과학과 우주탐사 콘퍼런스' 기자간담회


[촬영 박주영]

(대전= 박주영 기자 = "우주 탐사에는 예산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쟝 밥티스트 빈센트 독일 항공우주청(DLR) 연구원은 25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 본원에서 열린 'IBS 행성과학과 우주탐사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우주탐사 프로젝트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큰돈이 아니다. 정치적인 의사 결정의 문제"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미국·러시아·독일 등 각국 우주탐사 임무를 주도한 6명의 과학자를 초청해 행성 탐사 임무 수행 경험을 들어보는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류가 왜 우주 탐사를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은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주 탐사 노력 자체가 '페이백'(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2014년 한국이 달 탐사선 다누리 개발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2천억원이 소요된다고 해 논란이 있지 않았냐. 단기간 투자해서 수익이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과학과 기술뿐만 아니라 인류 문명과 사회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탐사 의의를 설명했다.

오레그 콜라브레브 러시아 우주연구소 수석과학자도 "언젠가는 인류가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게 될 것"이라며 "수십억년이 될 지 그 이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그에 대비해 기초지식을 개발하는 데 우주탐사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구형 행성이든, 거대행성이든 탐사를 위해서는 저전력 소비 기술 개발 등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당면한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우주탐사 과정에서 개발한 기술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페이백은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지구와 질량과 크기 등 물리적 특성이 가장 비슷하며 평균 온도가 467도에 달해 지구의 극한 기후 변화를 설명할 열쇠로 주목받고 있는 '금성', 메탄으로 가득 찬 토성의 위성 '타이탄', 지구 대기 환경의 축소판 '목성'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금 당장은 실용적이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기초과학이 장기적으로 우주 탐사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너 닉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스페이스 플라이트 센터 연구원은 "뉴턴이 지구 운동에 대해 궁금해했을 때 위성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듯,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GPS에 대한 연구로 이어질지 몰랐듯, 기초과학을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실용적인 혜택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하이 카스피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교수는 "우주 탐사에는 거액의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항상 논란이 된다"며 "이스라엘도 한국처럼 방위 예산이 많은데, 국방 기술을 우주 탐사에 사용한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생태계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랄프 로렌츠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 연구자는 "많은 나라들이 행성 탐사를 시도하지만, 첫 번째로 성공한 나라가 거의 없는데 한국은 첫 번째 시도(2022년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성공)에서 큰 성과를 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한국이 추진 중인 '금성 장기관측 프로젝트'(CLOVE·클로브)가 진보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클로브는 IBS 행성대기 그룹(이연주 CI)이 2026년 첫 발사를 목표로 추진 중인 국내 첫 금성 탐사 프로젝트로, 3년마다 초소형 위성을 띄워 10년 이상 금성을 관측하는 게 목표다.

해외 연사들은 이날 화성에 기상 관측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국제 프로젝트와 2029년 지구에 3만2천㎞까지 근접하는 소행성 연구 등에 한국 연구진의 참여를 제안하기도 했다.


IBS 행성과학과 우주탐사 콘퍼런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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