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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중국이 아니다" 홍콩인들 런던서 반정부시위 5주년 행진
기사 작성일 : 2024-09-03 16:00:57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EPA= 2019년 9월 6일 홍콩 프린스 에드워드 지하철 역 앞에 모인 반정부 시위대. 이들은 같은 해 8월 31일 해당 역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부상한 이들을 추모하며 헌화했다.[ 자료사진] 2024.9.3.

윤고은 기자 = 홍콩인 약 500명이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행진을 펼쳤다.

2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31일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 홍콩인 약 500명이 모여 영국 식민지 시절 홍콩 깃발을 조기로 게양하고 홍콩에서 금지된 시위대 노래 '글로리 투 홍콩'을 제창했다고 전했다.

이들 홍콩인은 이후 런던 주재 홍콩경제무역판사처(HKETOs)까지 행진하며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 "하나의 홍콩, 하나의 국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5년 전 홍콩에서 벌어진 경찰의 폭력 진압에 관한 전단을 행인들에게 나눠줬다.

이들은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 8월 31일 프린스 에드워드 지하철역에 경찰이 폭동 진압 경찰을 투입해 비무장 승객들을 곤봉과 최루탄으로 진압하고 60여명을 체포한 사건 5주년을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당시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부상자가 속출했고, 이후 시위대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져나갔다. 홍콩 당국은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사망설을 부인했지만, 해당 소문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영국에 3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웡모 씨는 RFA에 해당 사건은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홍콩 경찰이 지하철역 안으로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시민을 공격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 정부가 여전히 해당 사건에 대한 전면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그날 지하철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진실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6월 홍콩을 떠나 6세 자녀와 함께 영국에 이민했다는 한 부부는 자신들이 누리는 자유가 다른 이들의 희생으로 이뤄졌고, 홍콩인들이 고향에서 계속되는 정치적 탄압 탓에 영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영국인들에게 이야기할 의무가 있다고 느껴 행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캐나다 캘거리의 중국 영사관 밖에서도 약 40명의 홍콩인이 모여 시위를 펼쳤다.

해당 시위를 조직한 폴 청 씨는 5년 전 홍콩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존 리 홍콩 행정장관(당시 보안장관) 등에 대해 캐나다 정부가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RFA에 "그들은 공산당이 홍콩을 파괴하고 홍콩을 죽이도록 도왔다"고 비판했다.

또 전직 홍콩 매체 기자 스티븐(가명) 씨는 최근 홍콩 법원이 폐간된 민주 진영 매체 입장신문 편집인들에 대해 선동 혐의로 유죄를 선고한 것이 특히 슬프다며 "모든 홍콩 언론은 이제 똑같은 목소리를 낸다. 반대의 목소리는 없고 일치된 목소리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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