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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의 큰스승 '가람 이병기 전집' 30권 발간…11년 만 완간(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2 14:00:32

가람 이병기 전집


[촬영 나보배]

(전주= 나보배 기자 = 전북 근현대 최고 국학자인 가람 이병기(1891∼1968) 선생의 업적을 정리한 '가람 이병기 전집' 30권이 출간됐다.

12일 전북대학교는 2014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을 마무리하고 대학 인터내셔널센터에서 완간 기념식 및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가람 선생은 전북 근현대 최고 국학자 겸 시인으로 꼽힌다. 전북대 교수를 지냈으며, 윤동주 시인처럼 단 한 줄의 친일 문장도 쓰지 않은 항일 문학가이기도 하다.

특히 가람 선생은 언어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민족 주체성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1921년 주시경의 제자로서 조선어연구회를 조직한 뒤 간사를 맡아 한글 사전인 말모이 편찬과 한글날 제정에 힘을 보탰다.

한글을 보급하고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문자 계몽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1940년에는 일제가 조선어학회(조선어연구회에서 개편) 회원을 탄압하면서 11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가람 이병기 동상


[익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학은 2014년 가람전집간행위원회를 꾸려 전집 발간 사업을 진행해왔다.

15권으로 예상했던 작업 분량이 늘면서 예산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으나 전주시와 익산시, 전북도 등의 추가 지원을 받아 총사업비 3억9천만원을 들여 발간 작업을 마무리했다.

가람 선생의 전집은 문학(시·시조·수필·평론), 일기, 학술논문, 저서 등을 묶은 15권과 평론, 서지학·역사학·교육학·사진 자료 등이 포함된 15권 등 총 30권으로 구성됐다.

이는 기존의 육당 최남선 전집 15권과 춘원 이광수 전집 20권, 만해 한용운 전집 6권 등에 비해 분량 면에서 월등하다고 전북대는 설명했다.

이날 완간 기념식에 참석한 가람 선생의 손자 이앙배씨는 "중학교 1학년 때까지 함께했던 조부는 몸이 불편한데도 다른 사람에게 본인 일을 맡기지 않았던 분"이라며 "후학이 조부의 글을 함께 읽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이번 전집 완간은 지역사회와 협력해 한국 문학과 국학 연구의 중요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보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며 "이를 통해 가람 이병기 선생의 학문적 유산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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