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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바티칸시국 행정부 장관에 최초로 여성 임명
기사 작성일 : 2025-02-16 00:00:57

2021년 교황과 악수하는 페트리니 수녀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칸=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행정부 장관에 성체의 프란치스코수녀회 소속 라파엘라 페트리니(56) 수녀를 임명했다고 바티칸뉴스가 보도했다.

바티칸시국 행정부의 최고 직책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가톨릭교회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페트리니 수녀는 2021년 11월 여성으로는 최초로 바티칸시국 행정부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주목받았다. 이 보직은 바티칸시국 행정부 장관을 보좌해 행정 사무를 총괄하는 직책으로, 바티칸시국 행정 조직 서열 2위에 해당한다.

바티칸시국 행정부는 바티칸박물관과 우체국·경찰서 등 여러 행정부서 운영을 책임지는 부서다.

페트리니 수녀는 오는 3월 1일, 80세로 은퇴하는 페르난도 베르헤스 알사가 추기경의 뒤를 이어 바티칸시국 행정부 장관에 취임한다.

로마 출신인 그는 교황청립 성 토마스 아퀴나스 대학교에서 사회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같은 대학에서 복지경제·사회학을 가르친 경력이 있는 학자 출신 수도자다.

교황은 지난달 19일 TV 인터뷰에서 페트리니 수녀를 바티칸시국 행정부 장관으로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현 행정부 장관인 알사가 추기경은 은퇴를 앞둬 후임자가 필요하다"며 "페트리니 수녀는 행정부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그의 세밀한 관리 능력과 강한 협동 정신은 분명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교황청에서 여성의 역할은 느리지만 꾸준히 발전해왔다"며 "지금도 많은 여성이 활동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이 교황청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가톨릭교회 내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실제로 바티칸시국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비율은 2013년 19.3%에서 현재 23.4%로 증가했다. 교황청 기구에서 근무하는 여성 비율은 26%에 달한다.

고위직 임명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교황청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부 장관에 이탈리아 꼰솔라따 선교사인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가 임명돼 첫 교황청 여성 장관이 탄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권 신장 노력을 꾀하면서도 여성 사제는 물론 여성 부제 허용에도 반대한다는 점에서 교회 내 여성과 남성을 가르는 장벽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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